[시드니] 웨일와칭(Whale Watching)
관람일 : 2024.07.22(월)
호주의 혹등고래들은 겨울이 되면 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해안가를 따라 따뜻한 케언즈 쪽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가까운 바다에 나가서 그 고래를 보는 상품이 유명한데, 시기는 겨울이 시작되는 6월 중순쯤에서 7월 중순쯤이 가장 많이 관찰된다고 한다. 우리는 겨울 한복판에서야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뭔가 꼭 갈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Easter Show처럼 안 가면 나중에 조금 아쉬움이 남을 거 같다고 해야 할까…ㅎㅎ
원래 뉴캐슬 여행 때 포트스테판에서 출발하는 상품을 이용해 볼까 하다가, 시드니 CBD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서, 그냥 여유 있는 시간에 시내 한번 나가서 경험해 보기로 했다. 더 이상 미루기에는 날짜가 너무나 잘 지나가서 이번 겨울방학(?) 마지막 날이라면 마지막 날인 오늘로 예약했다.
웨일와칭 상품은 정말 많은 상품이 여기저기 있다. 그중 우리는 book me를 이용해서 서큘러 퀴에서 출발하는 2시간 45분짜리를 타기로 했다. 어른 둘 아이 둘 178 AUD를 결제했다.
https://www.bookme.com.au/things-to-do/sydney/activity/whale-watching-cruise-from-circular-quay-2-hr-45-min-catamaran-cruise/71923
예매를 하면 바우처에 탑승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아래 구글맵에서 A로 표시된 곳이 탑승장소이다. 서큘러퀴 선착장에서 오페라 하우스로 가는 길로, 우리도 여러 번 지나갔었는데 특별히 선착장을 제대로 못 봤었다. 참…모든 일에는 관심이 중요하다. 이번에 가니 딱 보이더라 ㅋ
오늘도 우리는 동네 와프에서 페리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날씨가 오늘도 정말 예술이다. 요즘 날씨가 추위가 살짝 꺾인 듯 한 그런 따뜻한 날씨다. 그래도 우리는 바다로 웨일을 보러 가기 때문에 최대한 따뜻하게 챙겨 입었다. 아…. 시드니에서 이제 털모자를 쓸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이날 급하게 나오다가 애들 털모자를 못 챙긴 게 어찌나 아쉽던지…
우리는 시내로 나갈 때 거의 대부분 Ferry를 이용하는데 정말 화창한 날씨구경하다 시내에 인접해서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를 보면 이상하게 기분이 참 좋아진다. 언제 봐도 이쁜 질리지 않는 오페라하우스다.
웨일와칭 배를 타기 전에 배도 든든히 해야 하고, 주말에 한국지인이랑 이 동네에서 저녁식사도 할 예정인지라,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타이음식점으로 갔다. 피시 앤 칩스나 피자, 햄버거에 질려갈 때쯤 타이음식을 먹으면 역시나 세상 맛나다. 이 식당도 맛있었다.
자 이제 웨일와칭을 떠나보자! ^^
그전에! 무조건! 멀미약. 미리 Pharmacy에서 구매해 둔 멀미약을 정확히 30분 전에 온 가족이 챙겨 먹었다. 우리 둘째가 Motion Sickness가 엄청나게 심한 데다가, 지난 케언즈 여행에서 정말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고민도 필요 없었다. 무조건 먹어야 한다. ㅎㅎㅎ
어린이용 약은 츄어블에다가 딸기향까지 나서 애들이 전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어른용 약은 세상 쓰더라;;; 멀미약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웨일와칭 배를 타러 오페라하우스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리 관심이 중요하다.. 수시로 지나다니던 길인데, 지금 보니 확보이네 탑승하는 곳이 ㅎㅎ전에는 수중택시 타는 곳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가 신청한 업체는 웨일와칭뿐 아니라, Thunder Jet Boat도 운영을 하고 있었다. 보라색 방수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저 보트에 탑승했고, 웨일와칭 하고 돌아오면서 보니 Jet Boat는 급회전과 급브레이크를 남발하며 물을 열심히 튀기며 세계 최고 미항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만 더 나이가 많았으면 우리도 시도해 봤을 텐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찌 되었든 이 업체 부스에 인터넷 예약사항을 알려주면 이렇게 플라스틱 티켓을 준다. 이 것을 들고 줄을 서있다가, 배가 도착하면 이 티켓을 직원에게 주고 탑승하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이제 시드니 앞바다까지 달리는 거다. 한 40분 정도 계속 바다 쪽으로 나왔던 듯하다. 가까이에서 오페라하우스도 보고.
항구를 빠져나오니 뒤로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동시에 보인다. 역시나 멋지다.
멀미가 심한 데다가 멀미약까지 먹은 우리 둘째는 거의 탑승 5분 만에 잠이 들어버리고, 우리 첫째도 20분쯤 되니 잠이 들었다. 우리는 배 안으로 안 들어가고 2층도 안 올라가고 1층 후미에 소파같이 잘되어있는 곳에 앉았는데, 정말 탁월한 자리 선정이었다. 여기 선장님도 안전교육을 간단하게 해 주면서 멀미 심한 사람을 2층은 올라가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는 정말 편하게 좋은 자리에서 바다구경을 실컷 했다.
어른들은 딱히 심하게 멀미하는 사람은 못 봤는데 아이들은 무척 힘들어했다. 하... 왜 멀미약을 안 먹이셨을까 싶은.... 멀미로 찡찡 거리를 아이를 안고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엄마가 있었는데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 그 애가 찡찡거리다 품에서 잠들어서 이 엄마는 웨일이 나타났을 때도 일어서서 근처로 가서 보지도 못하고... 아이를 그냥 앉고 있었다... 이게 무슨 돈은 돈대로 쓰고 죽을 고생을 하시는...ㅠㅠ
안타까운 마음은 뒤로하고 우선 나는 애들이 웨일와칭 포인트까지 잘 자고 일어나서 좋았고 나도 이 아름다운 미항과 하늘과 바다를 조용히 마음껏 보면 시간을 보내서 너무나 좋았다.
우리가 며칠 전에 갔던 Sydney Harbour National Park을 지나서 먼바다로 나왔다. 그리고는 더 먼바다로 나가지는 않고 해안가랑 거리를 둔 체 남쪽으로 훑으며 내려갔다. 바다 쪽에서 Gap Park도 보고, 나는 그냥 이리 바다에 둥둥 떠있는 게 진짜 좋았다. 날씨가 마냥 써니 한 게 아니고 구름이 조금 있어서 정말 더 멋졌다.
바다로 나와서 한참을 웨일을 찾아 떠돌다가, 드디어 웨일을 만났다! 고래는 돌고래처럼 점프를 하지 않는다. 그냥 숨 쉬러 올라와서 몸 1/3 정도를 보여주면서 수영하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갈 때 꼬리까지 보여주더라.
명당자리에 앉아있어서, 웨일이 나타났다고 일어나서 그쪽으로 갈 필요도 없이 세상 편하게 앉아있다가 웨일을 봤다가 했다.
나는 바다와 하늘이 너무 이뻐서 그냥 바다와 하늘 사진이랑 동영상만 찍고, 막상 고래가 나타났을 때는 애들한테 열심히 고래설명해 주느라 영상이 없는데, 그나마 남편은 혼자 열심히 영상들을 찍어놔서 이렇게 고래가 물을 뿜고 헤엄치다 꼬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영상하나 나도 받아서 올려본다.ㅎㅎㅎ
둘째님이 한~참 자고 일어나서는 고래 좀 구경하고는 금방 좀 지겨워했는데(멀미약 안 먹었으면 3시간 어쩔 뻔 ㅋ) 그래도 크게 찡찡거리지는 않고 잘 있다가 돌아왔다.
엄청 가깝게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고래를 4마리 정도 보았고, 그들이 넓디넓은 태평양바다를 헤엄치는 야생고래라는 것이 무척이나 고무적이었고, 무엇보다 너무나 아름다운 시드니 앞바다에서 거의 3시간을 떠돌면서 원 없이 바다와 하늘과 해안가를 봐서 참 좋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조건 꼭 봐야 한다고 강력추천은 못하겠지만 꽤나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